◆ 2018.9.8(토)~9.11(화) 3박4일 대만 가오슝, 풀꽃 같은 도시, 가오슝 |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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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 |
기 타 |
9.10. 월 | 6:00, 기상
불광산 아이허 강 숙소: 에어라인 인 가오슝 스테이션 |
♥조식:호텔식 ♥중식 : 현지식 ♥석식:부페 |
9.11. 화 |
6:00, 기상, 아침 식사후 가오슝 공항 -인천 |
♥조식:호텔식 ♥중:자유식 |
2018년 9월 10일, 셋째날
가오슝여행에 대한 러프한 계획을 세울때 불광사는 제외했었다. 불광사까지 걸리는 시간도 버스로 1시간 정도 소요되고 지하철로 가서 버스를 갈아타는 교통수단도 불편해서 큰절만 보러 한시간까지 투자할 가치가 있을까 저울질 하다 그때 상황에 맞게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안왔으면 후회했을 것 같다. 다음에 한번 더 올 것이다. 너무 가볍게 훅 훑어 본 것 같아 미안하다. 직장을 그만 두면 <1년에 해외에서 한달살기> 도시 목록에 올려놓았다. 그때는 천천히 이곳을 돌아보고 싶다.
찾아가는 길: MRT R16주워잉역 1번 출구에서 나와 3번 버스정류장에서 8501번버스를 타고 불광산 종점까지 한시간 정도 걸린다. 요금은 NT$65, 아이패스로 가능하다.
8501번 버스 요금은 NT$65, 아이패스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내가 아이패스카드를 단말기에 대니 삐삐거리고 패스가 되지 않는다. 버스운전사는 락이 걸려 카드로 사용이 안되니 현금을 내라고 한다. 불광사행 버스는 한시간에 한대로 지폐 NT$500을 내니 거스름 돈이 없다고 한다. 다행히 지갑을 털어 겨우 동전 NT$65을 만들었다. 우리가 외국인인 것을 안 젊은 운전사는 영어로 변역된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면서 락이 걸렸으니 지하철에 가서 세팅하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버스에 학생들이 많이 승차해서 단체로 불광사에 견학을 가나 했더니 버스가 의수대학안까지 들어간다. 버스정류장이 대학내에 있다. 신기했다. 의수대학(義守大學)학생의 통학버스처럼 학생들이 학교 정류장에서 거의 다 내렸다. 그러다 한참 가오슝의 시골길을 달리다 종점에 도착했다. 우리의 목적지 불광사이다.
기념관 첫인상은 입구에 있는 코끼리 동상, 놀이동산에 온 느낌이랄까, 주변의 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불광산 불타기념관에 들어가 안내창구에서 한국어 지도를 받았다. 내부에는 스넥, 음식점과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있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구경을 하는 것으로 하고 불상을 향했다. 내가 불광사에 가려는 마음을 가진 동기도 거대한 불상이었다. 여행책에 소개된 사진은 압도적인 불상의 크기가 우리나라 절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조감도가 알려주는 웅장함은 실전에는 상상할 수 없다.
유리창에서 보이는 불광대불은 우리에게 압도적인 감동으로 다가왔다. 내가 너무 작아졌다. 그 옆에 수호하는 8개의 높이 솟은 탑, 우리는 거인의 왕국에 온 것처럼 조금씩 미지의 세계를 향했다. 이곳은 하루의 시간을 할애하고 관람해야 할 것 같다. 역시 이곳은 중국이 맞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느꼈다. 1층의 금불전, 옥불전 등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었다. 승려들도 이곳에 한번은 참관해야 하는 코스인 것처럼 단체로 온 승려들이 많았다. 보타낙가산관음전의 신비한 보라빛 청색조명의 변화는 관능적인 느낌을 갖게도 했다. 종교와 관능이 공존하는 느낌, 관람이 끝난 뒤에도 나는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금불전이나 옥불전도 감탄할 만하다. 금불의 화려한 수백개의 불상들, 옥불상들의 수백개 불상의 무언의 도에 취해 어지러웠다. 부처님의 일생전시관도 재현하듯 파노라마처럼 쉽게 다가왔다.
본관 전망대에 올라가 바라다 본 불광대불은 처음보다는 충격이 완화되었다. 때마침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감상에 젖은 감정은 저 바닥으로 침잔해져 바라다보는 풍경의 느낌은 우울하다. 그러나 이 우울은 슬프지 않는 사치있는 그런 우울이다.
전망대에 내려다 보는 풍경은 꽉 짜여진 미니츄어를 보는 것처럼 비현실적이다. 중국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이곳에서 날아다니는 도승을 보아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내가 이곳에 있다.
불광대불의 인상은 어느 위치에서 보는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보인다.
밑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강하고 위협적으로 보였는데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상은 온화하다.
우산없이 다니기에는 비가 제법 내린다. 예경대청입구에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채식식당도 있지만, 우리는 일반 식당에 들어가서 마파두부와 우리나라 김치찌게와 비슷한 음식을 시켰다. 가격은 NT$449, 먹을만 했다.
아들은 날씨때문인지 지친 표정이지만, 나는 애써 모르는 척하고 불광산을 향했다. 셔틀버스가 있지만 우리는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불타기념관에서 보았던 금불전, 옥불전에서 보았던 불상이 이곳에서는 벽안에 좌불상을 하고 우리를 지켜본다. 더운 날씨때문인지 관광객이 많지 않아 천천히 걸어다닐 만 했다.
관광객보다는 대만 불자들이 더 많은 것 같아 우리는 조심스럽게 다녔다.
중국의 특유의 빨간색의 지붕과 거대함으로 위협하기보다는 이곳의 주황빛 지붕의 색깔은 우리를 위로한다. 수도하는 스님들에게 방해하지 않게 조심스럽게 기웃거렸다. 아들이 더위에 지치지만 않았다면 더 천천히 보고싶었다.
대불성을 향하는 길목에 대불성을 수호하는 모습으로 쭉 서있는 480존 아미타부처인지 초입부터 우리의 기를 죽였다. 경건하지 않으면 입장을 거부하겠다는 무언의 압력을 받았다.
수호하는 형상들 뒤에 우뚝 솟은 대불상은 우리나라 불교하고는 느낌이 다르다. 이곳은 자꾸 무언의 압박을 준다. 종교도 그 나라를 닮는 것 같다. 일본의 절도 다르고...
우리는 아쉬움을 남기고 불광산을 떠났다.
여행의 마지막날, 가오슝의 여행리스트대로 다 둘러보고 마지막 아쉬운 이별을 하기 위해 아이허강으로 나왔다. 아들과 나오는 장점은 장소어디에서나 시간을 구애받지 않는다. 나혼자 여행은 밤이 되면 온몸의 세포가 긴장하여 어느 장소를 순순하게 몸을 맡기고 즐길 수 없었다. 하지만 아들과의 여행은 그냥 느끼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허강의 비내린 풍경과 야경의 불빛은 온전하게 다가왔다.
여행의 마지막 날은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또 이곳에 올 수 있을까? 해외여행을 처음 했을때는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 많이 보려고 했으나, 이제는 꼭 와야 할 곳은 또 오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한번 오고 또 와야할 곳을 다시 리스트에 올렸다. 이곳은 또 올 것 같다. 아직은 진화되고 있는 가오슝의 모습을 다시 한번 만나게 될 것 같다. 타이페이처럼 번화하지 않아 순수한 사람들의 눈빛도 보고 싶을 것 같다.
저녁을 먹으로 중앙공원쪽으로 걸어갔다. 저멀리 성 도밍고 성당의 불빛이 나를 위로한다. 처음보다는 더 은은하게
중앙공원 근처에 우리가 먹을 만한 음식점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영업을 하는 부페에 들어가니 부페음식은 신선하지도 않은 것 같고 종류도 많지 않았다. 이곳의 사람들은 메인은 시키지 않고 기본 부페음식만 먹는 것 같았다. 우리는 스테이크를 시켰다.
가요슝의 여행일정은 그렇게 끝이 났다. 내일은 조식을 먹고 바로 공항으로 가야한다. 시간이 짧아 아쉽다. 늘 여행은 내게 갈증을 일으킨다. 그 갈증의 주기가 더 빨라지는 불치의 병에는 약이 없다.
가오슝공항
작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한번 더 올거라는 생각으로 아이카드의 금액을 돌려받지 않았다.
대만, 가오슝은 풀꽃같은 도시다. 나태주의 시 풀꽃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예쁘다. 이 시가 생각나는 도시다.
타이페이와는 다르게 순수하다. 처음에는 밋밋하고, 그러다 자세히 보면 순박함 속에 도시가 보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보인다. 민낯의 순수한 모습으로 나를 다음에 다시 오라고 속삭인다.
가오슝의 건축디자인은 모던하다. 기능적인 우리 지하철역에 비해 지하철역의 디자인은 나름대로 특징이 있다. 빛을 많이 응용하여 조명이 화려하다. 그러나 이곳의 사람들은 소박하다. 그들의 조화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