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랑

여자 혼자 떠나는 뚜벅이 제주여행(거문오름, 성판악)첫째날

뚜뚜가디 2014. 1. 5. 20:02

 

이번 여행은 원래 제주가 아니었다. 일본 나가사키 자유여행이었다. 일정을 구체적으로 짜고 있는데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내가 예약한 컴포트호텔(저렴한)이 만실이라 다른 호텔로 변경해야 한다고. 싱글차지까지 포함해서 150,000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고. 망설임 없이 간단히 취소했다. 여행을 계획 했는데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다. 여행중독자로서......휴가도 2일이나 냈는데, 차선책으로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제주 비행기 티켓을 예약했다. 하루에 계획 수정이 이루어져 시간적 여유가 없다.

제주여행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져 준비된 것은 비행기티켓과 거문오름 예약(11시)이다.

 

1일차(2013.12.28 (토))

OZ 8957[19:20] 20:25 아시아나 항공 6F

좌석까지 예약하고 김포공항에 가니 아이젠때문에 배낭을 붙이려고 하니까 그냥 기내에 갖고 타도 된다고 한다. 언제 바뀌었는지, 아무튼 시간이 여유롭다.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1층 올레안내소에서 올레지도를  무료로 구할 수 있었다. 여자 혼자 17코스를 여행하는데 위험은 없는지 문의하니 초입 숲만 조심하면 계속 해변길이라 위험하지는 않을거라 하니 안심이다. 이제 시외버스터미널 근처로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시외버스터미널가는 100번 버스를 탔다.

☞제주공항에서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이동방법
제주공항에서 2번 게이트로 나와서 100번 버스타고 터미널 (소요시간 5~10분소요)T머니 사용

숙소를 미리 예약하지 않아 걱정이 되긴 하지만, 일단 부딪쳐 보는 거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간단하게 내일 거문오름 가는 것을 확인했다. 

☞거문오름에 가려면 720번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소요

매시간 10분 50분에 있음. 버스요금 1,000원 티머니 사용 가능함

☞버스터미널에 있는 할머니와 손자가 보따리를 갖고 나와 있는 동상

애잔한 느낌이다

 

숙소는 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제주마실게스트하우스아니면 용두암해수랜드(찜질방)으로 정하고 먼저 제주마실게스트하우스로 갔다. 예약을 하지 않아서 4인 도미토리는 꽉차 있고 2인용은 빈방이 있다고 해서 하루는 독방, 그 다음날은 도미토리로 변경하는 것으로 하고, 2일 요금은 65,000, 보증금은 10,000이고 키를 반납할 때 다시 돌려준다고 한다. 일단 숙소를 정하고 나니 갑자기 허기가 몰려온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러 숙소에서 나오는 데 눈이 내린다. 무언가 낭만적이기 보다는 고난한 일정을 알려주는 그런 치덕치덕한 눈이다

저녁식사는 다담에서 하려고 들어가니 영업시간이 끝났다고 한다. 주변을 들여다 봐도 마땅히 식사할 곳이 없어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고 아쉬움에 맥주 한캔을 샀다.  오늘 방도 혼자쓰는데 숙소에서 마시기로 하고시외버스터미널 근처의 편의점이라 그런지 나같은 여행객이 잔뜩 짐을 갖고 컵라면을 먹고 있다. 가야할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 있는 얼굴로 조금 들떠있다. 나도 저런 얼굴이겠지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마실게스트하우스 이동방법
버스터미널 건너편 GS편의점 메로왕식당 다음 골목
다담(커피 & 식사) 옆

요금 4인 도미토리 20,000원, 독방은 45,000

조식 제공

 

 

☞버스터미널 뒤에 있는 제주마실게스트 하우스

허름한 시외버스터미널 뒷 골목답게 허름한 숙소가 밀집되어 있다.

☞나의 하루밤 숙소, 너무 덥다.

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이 있어 이동하기에는 편리하다. 

 

<둘째날>

제주도는 화산섬이다. 한라산이 폭팔하면서 작은 화산이 생겨났는데 이를 기생화산이라한다. 제주에는 기생화산을 오름이라 부르는데 368개의 오름이 있다.

거문오름은 신령한 숲이라는 뜻이다. '거문'은 왕을 가리키는 '검'에서 시작되었다. 거문오름은 훤한 대낮에도 숲안에 들어서면 어둠침침하다. 이번에는 하얗게  덮힌 수묵화로 우리를 반겨준다.

 

아침 7시 기상후 세수하고 식사

10시에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

거문오름(11시) ➡ 2시간 30분 소요 13:30분

☞거문오름탐방 예약(11:00)

탐방2일전 전화 및 1일전 오후 5시까지 인터넷 예약(사전예약)

탐방시간 오전 9시~13시(매주 화요일은 '자연휴식의날'로 지정되어 탐방불가  

 

 

☞거문오름 초입, 눈이 너무 와서 걸어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남들이 걸은 발자욱에 나는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옮겼다.  

 

 

 

 

☞11시 탑방 예약하고 입장료 2,000원

어제 내린 눈으로 코스 4개중 분화구만 개방한다고 한다.

아이젠도 스틱도 불가하고 11시가 되니 간단한 설명과 동시에 출발  

 

☞소요시간은 2시간

☞숲이 우거진 저 숲은 눈으로 오늘 우리를 거부했다.

보고 싶으면 또한번 다시 오라고 .

 

 

 

☞이곳 주인인 생물들의 동면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고대의 기억을 고스란히 기억하는 고목과 생물들에게 잠시 목례를 하고

이곳은 사계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볼 거리를 안겨줄 것이다.  

 

 

 

 

 

☞수묵화의 정경이 온 숲에 펼쳐져 있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나무들이 서로 서로 손을 잡고 하늘을 향해 서있다.

 

☞이제 그만 내려가라고 한다. 아쉽다.  

☞차가운 바람소리가 우리 뒤를 배웅한다.

 

 

 

 

 

 

☞바람에 억새가 흔들린다. 나를 위로해준다. 잘 왔다고

☞이제 2시간의 거문오름 탐방이 끝나간다.

거문오름은 탐방이라는 말이 적절하다. 거문 오름 숲은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내 취향은 아니다. 

오르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그런 오름이 아니라 말 그대로 탐방이다.

난 그냥 여유 있는 시간과 여백이 좋다.  

 

☞거문오름 탐방을 끝내고 버스를 타러 눈 덮힌 길을 내려오다 커피라는 푯말을 보고 찾아낸 나무라는 카페

젊은 남자가 눈을 치우고 있다. 식사가 되냐고 물어보니 고개를 끄덕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카페 내부가 아기자기 하게 장식되어 있다.

문을 여니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 같다.

이런 곳에 폭설이 내려, 며칠이고 고립되고 싶다.

 

☞창이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창밖에 보이는 풍경이 내가 걸어왔던 저 바깥 풍경은 내부에서 하나의 풍경화다.

여행자 식사를 시키고 한쪽벽에 꽂힌 책을 하나 빼서 읽었다.

 이곳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싶다. 하루동안

 

☞나의 오늘 점심 식사

적당한 친절이 마음에 둔다. 여행자의 넘쳐흐르는 감정의 사치를 간섭하지 않는 그런 온전한 내시간

너무 나 혼자라 미안하지만, 참 좋다. 금액도 적당하게 커피까지 포함해서 7,800원

☞한시간을 느릿하게 보내고 이제 그만 내려간다. 제주 올레길 17코스를 조금 맛보려면 이제 떠나야 한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데 자꾸 눈이 아프다.

  

제주올레길 17코스는 내일 갈 예정이지만 동문시장을 먼저 들리고 역코스로 어두워질때까지 가기로 하고 산지청마당으로 갔다. 바로 동문시장이 보인다. 동문시장 안에 올레리본이 갑자기 없어졌다. 동문시장에서 30분을 돌다 다시 동문시장에 들어와 상인에게 물어보고 겨우 길을 찾았다. 오매기떡을 3개 샀다. 

 

광녕1리사무소 ➡ 무수천숲길 ➡ 외도윌대 ➡ 이호테우해변 ➡ 도두구름다리

                  2.8KM        4.8KM      6.4KM         9.6KM

➡ 어영소병원 ➡ 용두암 ➡ 제주옥관하지 ➡ 제주로터리산지천마당
    12.2KM      13KM     16.1KM        17.8KM

 

제주올레길 18코스 시작점

나는 17코스를 가기로 했으니 역방향으로 이동 주황색 화살표를 향해 go,go  

 

 

 

☞오현단을 지나 또 동문시장이다. 오늘의 여행은 이만 끝내야겠다.

 

 

 

 

참잘했어요이제 저녁은 무엇을 먹지? 게스트하우스에 들어가기 전에 저녁식사를 하려는데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는 허름한 식당뿐이다. 할 수 없이 들어간 곳이 기사식당, 내가 들어 가자 의외인 듯 한가하게 tv를 보던 사람들이 나를 쳐다본다. 그런 호기심을 뒤로하고 벽에 걸린 주문표를 쳐다보니 삼겹살이 눈에 들어온다. 여행을 떠나오면 약간의 들뜸과 용기가 생긴다. 내가 살고 있던 도시에서 불가능했던 일들이

'삼겹살 1인분 먹을 수 있나요' 물어보니 가능하다며 갖다주는 것이 냉동 삼겹살이다. 이미 여행에서 오는 일탈로 맥주 1병을 주문하자 사람들이 휠끔휠끔 나를 쳐다본다. 알콜때문인지 아니면 적당한 피로와 여행에서 오는 좋은 바이러스인지 그냥 기분이 업된다.  내일도 오늘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