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또 하나의 섬 비양도
아시아나에서 얼리버드식으로 저렴하게 항공권을 예약했다. 보통은 저가 항공을 선택하지만 가격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조금만 발품과 빠르게 예약하면, 오히려 저가 항공보다 더 저렴하다. 이번 여행은 남편과 제주도의 섬을 탐방하기로 했다. 마라도와 우도는 먼저 갔다 와서 이번에는 제외하고. 우도는 자연스럽고 거친 남성성을 띈다면 마라도는 새침하고 깔끔한 도시성을 갖고 있다. 비양도와 가파도는 또 내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올까?
미지의 섬, 우선 비양도를 선택했다. 남편은 물론 딴생각(낚시 포인트)에 벅차오르지만 나는 짐짓 모르는 척 했다. 취향이 다르면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 남편과 살면서 나름 터득한 것이다. 게다가 난 혼자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사람이니까. 서로 좋아하는 스타일로 각자 여행을 하는 것으로 하고. 그러다 시간이 나면 비양도 주변의 14번 코스 올레길을 걷는 걸로 느슨하게 계획을 세웠다. 월령코지 근처에 펜션을 예약했는데 내가 원하던 장소는 아니었지만 주변에 숙소를 정했다.
2월15일 15:25분 - 16:30분 제주공항 도착
2월 17일 17:05분 - 18:10분 김포공항 도착
이번 여행 경비는 항공료(1인 76,450),숙소와 렌트비 140,000원
회 30,000원(동문시장)
김밥, 반찬 10,000원
김치(최소 3,000원), 오매기떡 4,000원 비양도 승선비 12,000원
차귀도 낚시 9,900원(먼저 쿠팡에서 예약함),한림공원입장료 9,500원, 택시비 6,000원
점심 16,000원 휘발유 27,300원
항공료와 숙소와 렌트비를 빼면 130,000원 정도 지출
☞한림에 있는 나의 숙소, 이틀간 편안하게 해줄 풍차와 바다
3층 베란다에서 바다가 보인다. 온도 조절을 잘못했는지 더워서 단종처럼 거의 질식할 뻔했다.
1일차(2014 2.15(토))
제주공항에서 도착한후 렌트(모닝)를 한후 동문시장으로 갔다. 동문시장에서 고등어회, 방어회, 광어회를 3접시나 사고 간단한 반찬과 김치를 샀다. 내가 좋아하는 오매기떡도
2일차(2014.2.16 (일))
9시에 비양도에 가는 배를 타려고 서둘렀다. 배편은 하루에 3번 밖에 없다.
성수기에는 유동적이라고 한다.
☞비양도 도선 대합실
☞비양도
[배편시간표]
한림항 출발 9:00, 12:00, 15:00
비양도 출발 9:15, 12:15, 15:15
요금은 왕복 6,000원
.☞14코스 마지막, 15코스 시작이다. 다음번을 기약하며 패스
☞비양도 가는 배의 내부는 소박하고 작다.
오른쪽, 왼쪽 표시로 등대의 색깔이 다르다.
나는 등대를 칠하는 사람들이 무료함때문에 색을 다르게 했는 줄 알았다.
☞한림항에서 12분 정도 바다에 몸을 맡기는 사이에 어느새 비양도에 도착했다.
☞봄날 촬영지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표징
하지만 나는 그 드라마를 보지 못해서 그냥 패스
☞우리는 남들과 반대쪽으로 돌았다. 비양도의 민박집이다.
☞바다를 상대로 이 섬에서 살아가려면 해신에 대한 숭배의식이 필요할 것이다.
동네 어른들이 모여 무언가를 기원하고 있다. 바다에 나간 지아비와 자식들의 무사함을 ....
새마을운동이 확산되면서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타파의 대상이 되어
지금은 초라하게 면면히 전해져 오는 우리의 구전문화가 서글프다.
☞바다를 끼고 걷는다. 바람, 날씨 모두 걷기에 좋은 날이다.
하지만 여기저기 정리되지 않은 쓰레기가 부끄럽다.
☞비양봉이 저 멀리 보인다. 비양도를 한바퀴 돌고 저 곳에 올라갈 것이다.
지금은 눈으로만 인사하고
☞걷기 좋게 데크로 길이 놓여있다.
☞다리의 재질과 색깔이 섬과 겉돈다. 다리를 건너 파라솔 나무탁자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이 시간이 행복하다. 잠깐의 자유로운 시간이
☞비양봉에 염소들이 햇빛바라기를 하고 있다.
☞비양봉, 저 위에 올라가야 한다. 염소들의 자유를 훼방하지 않고
☞바다, 바람, 하늘.....그리움
☞비양봉 오르는 길에 대나무가 가득하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다. 겨울의 삭풍, 그 속에 앙상한 가지의 골격만 보이는
바다의 파란 빛깔과 어우러져 있는 은빛 나무가지 들.....
☞비양도 정상
☞12시 배로, 비양도와 작별하고.....
나를 배웅하는 작고 이쁜 섬이 저기에 서있다.
점심을 먹고 월령포구에서 한림항비양도 선착장까지 가기로 했다. 바다를 옆에 끼고 계속 걸었다.
올레길 14코스
저지리사무소 ➡ 나눔허브제약 ➡ 소냥숲길 ➡ 저지삼거리➡ 오시록헌농로 ➡ 굴렁진 숲길
1.6KM 2.1KM 3.7KM 4.0KM 4.4KM
➡무명천산책길(1) ➡ 월령숲길 ➡ 무명산책칙(2)➡ 선인장자생지➡월령포구➡ 해녀콩서식지
5.1KM 6.6KM 8.0KM 10.3KM 10.5KM 11.1KM
➡ 금능포구➡ 협재해변 ➡ 옹포리포구➡ 국립폐류육종센터 ➡ 한림항비양도항 선착장
13.0KM 14.5KM 16.4KM 17.7KM
☞숙소에 와서 점심을 먹고 이제 월령코지에서 올레길 14코스를 걷기로 했다.
오늘 우리의 올레코스시작점이다.
☞원래 이 펜션에 묶으려고 했는데 예약이 마감되어 포기해서 그런지 더 아쉽다.
☞이번 14번 올레길에 계속 비양도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
애틋한 눈으로 저만큼 서있다.
☞돌하루방, 또하나의 섬, 바다
제주하면 참으로 잘 어울리는 컨셉이다.
☞마을 어귀에 있는 나무는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다.
올레길 14코스를 끝내고 남편은 차귀도로 낚시를 하러 떠났다. 우리는 각자의 여행컨셉으로, 나는 한림공원으로 향했다. 입장료가 10,000원이라 경비의 막중한(?)출혈이 있지만, 아직도 미처 보지 못한 제주의 미지의 문을 조금씩 들여다 보려고 한다. 비양도, 작은 섬은 마라도처럼 화려한 자태로 우리를 반기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섬다워 친근감이 든다. 이 섬은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표현하고 우리는 각자의 취향대로 수용할 것이다. 이번에 내 가슴 어디엔가 숨어있다 도시에서 힘들고 지칠때 바람 한 줄기에 삽화처럼 그렇게 나를 깨울 것이다.
파란 바다, 물빛을 닮은 하늘, 바람소리, 검은 염소 무리들, 계단 곳곳에 나무 열매처럼 위장한 염소똥, 말들, 비양봉까지 마실나온 동네 개, 봄을 미처 준비하지 않은 나무가지의 완고함.....
비양봉에서 바라본 비양도는, 어린왕자를 생각나게 한다. 심각한 얼굴을 한 어린왕자가 등대 뒤에서 나타나 내게 아는 척을 할 것 같다. 도도한 장미처럼 난 왕자에게 투정을 할까?
젊은 사람이 다 떠나버린 섬, 젊은이라곤 이곳을 지키는 경찰이나 내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던 남자아이 말고는 드문 이곳에 섬을 떠난 사람들의 빈집이 보인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뭍을 그리워하고 도시의 사람들은 이곳을 그리워 하고....
내가 이곳에 산다면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그리운 눈으로 선착장에 나가 사람들을 지켜볼 것 같다. 특별하게 올 사람이 없는데도.....그렇게 하루에 3번을 그리운 얼굴을 기다리며....
이제는 나이가 먹었는지 내가 어디에 살아야 하는지 자꾸 나를 닮은 땅을 찾고 있다.
그곳이 이곳일까?
다음 번에 가파도를 가려면 또 제주에 한번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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