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1일 포천으로 발령이 나 2005년 7월까지 1년9개월 근무했다. 과거의 포천에 대한 기억은 유난히 군부대가 많이 주둔하여, 동절기에 부대가 이동하면 끝이 나지 않을 것 같던 수송무리를 언제 끝이 날까 하면서 40번까지 세다 잊고 다시 세어본적도 있었다. 힘들었던 출퇴근시간, 타지사람들을 바라보는 패쇄적인 느낌을 가졌던 지역사람들. 서울, 도회적인 익숙한 생활과는 다른 지역적 괴리감의 직장생활, 처음으로 낯선 생활의 경험때문일까. 너무 개인적인 것에 관심과 호기심 때문에 감정의 소비가 많이 힘들었다. 지내고 나면 문화적인 차이일뿐,
점심을 거르면서 땄던 운전면허. 포천 수목원의 키큰 나무로 사이에 보이던 높은하늘과 그 솔 냄새, 하얗게 눈 내린 길은 저녁에 당장 퇴근할때 지루한 시간보다도 하얗게 눈 덮힌 그 수목원길을 난 첫사랑처럼 가슴이 설랬다.
과거의 시간조각이라 더 아름다운 것인지. 아니면 난 그 시간에 행복했는지, 난 그 과거에 대한 명상을 위한 시간여행을 떠나기 위해 하루 연가를 냈다.
옛애인을 만나러 가는 것처럼 가슴이 설랬다.
행신동➡자유로➡문산➡임진강➡연천➡재인폭포➡영북➡산정호수➡명성산➡이동➡일동➡신북➡허브아일랜드➡행신동
재인폭포는 군사지역이라 10월에는 주말에만 개봉합니다.
파주의 아침은 쉽게 우리에게 열어주지 않았다. 안개 속을 한참동안 가다보니 그제서야 무장해제된 임진강이 있다.
뿌옇게 공기를 닮은 물빛이 잠겨있다.
나의 애마에 2번 기름을 넣고 명성산에 올라갔다. 내 차는 명성산을 오르기에 가쁜 숨을 몰았다. 차가운 기운과 땀이 옷을 조금씩 무겁게 느껴질때서야 물빛에 떨어진 붉게 물든 단풍잎이 내려 앉았다.
아침8시에 떠나 저녁 9시까지 13시간동안 지난 과거여행을 하겠다는 계획에 고구마 같이 길게 늘어진 포천, 사람들의 인연이 하나하나 생각났다.
지나고 나면 다 좋았던 그 시간의 파편들.
이제는 지금의 현재도 좋은 과거가 될 수 있다는 거다.
20살, 막막했던 내 진로, 겨울날, 혼자 왔었던 명성산의 갈대가 얼마나 내게 많은 위로가 되었는지.
오늘도 나는 물위에 떠 있는 가을 빛이 물든 나뭇잎이 위로가 된다. 하행하면서 해물파전과 동동주를 한잔마셨다. 이 작은 포만감이 행복을 가져다 준다.
직장생활속에서 한번씩 이런 휴식이 닮콤하다.
임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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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 임진강에 정리된 거리 |
남편은 임진강에서 눈빛이 반짝이며 자꾸 낚시얘기를 이어갑니다.
캠핑차들이 임진강주변에 정차하고 있습니다. 언젠간 한번 사치를 내어 캠핑차에서 또 다른 여행을 꿈꾸고 싶습니다.
울음산, 명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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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산에 가을이 내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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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입니다. 여름의 싱싱한 녹음이 어느새 빛깔고운 자태로 변했습니다. 산의 시계는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산은 어느 계절이든 제게는 늘 좋습니다. 그 계절이 어떤 표시를 하던지. 내 감정의 미묘한 떨림을 위로해줍니다.
허브아일랜드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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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정호수에서 바라본 명성산 | 물에 빠져 있는 시간. 난개인적으로 금속성의 차가움이 더 서럽게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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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아일랜드의 산책로 | 산책로 둔지에 피어 있는 허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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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아일랜드의 정경 | 기원을 담은 나무 |
허브아일랜드 입장료 3,000원에 허브캔디를 줍니다.
선물가게는 아기자기한 허브관련 선물이 많아 귀가 얇은 사람은 지갑이 많이 가벼워질겁니다. 저도, 간단하게 허브향수를 샀습니다. 2,000원짜리 3개. 저녁에는 가면무도회를 한다고 직원들이 분주한데 저희는 떠났습니다. 다음 번에는 언니랑 한번 오기로 하고...
라벤다향, 로즈마리향기가 아직도 계속 차안에서 동행합니다. 선물가게에서 소매끝에 뿌렸던 향이 남편이 피우던 담배로 그냥 ko되었습니다.
허브아일랜드의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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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가 야생화처럼 꽃빛이 너무 곱습니다. 게다가 향내로 곱게 단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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