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2012년 여름여행(녹수계곡, 운악산, 고모리, 전곡의 허브빌리지)

뚜뚜가디 2012. 7. 29. 17:31

여름휴가가 발령때문에 산산조각이 났다. 기분도 전환할 겸 가평 녹수계곡을 향했다.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고 바베큐를 위한 돼기고기 목살 한근은 사서 흥얼거렸다. 우리는 구길로 운전을 원했으나 네비는 요즘 신세대답게 업그레드해서 새로난 길로 인도했다. 느리게 가는 길이 우리는 더 좋은데. 그렇게 찾아간 녹수계곡에는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전지낚시와 물놀이에 한창이다. 녹수계곡은 상술로 잔뜩 구축해놓아 우리가 그냥 자유롭게 계곡에 접근할 수 없었다. 팬션을 통하지 않으면 접근조차 불허하는 그 인심에 우리는 되돌아왔다. 그래도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우리는 녹수유원지 초입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역시 밖에서 먹는 것은 다 맛있다.  불에 그을린 냄새와 함께 먹는 고기의 맛과 어우러진 맥주 한잔의 시원함.  계곡 주변에 잠자리가 낮게 비행하며 날파리의 방해를 막아주는 친절까지......

 

 

다음 여행지는 고모리, 남편은 이런 산길에 카페와 음식점이 가득한 것이 늘 못마땅해 하곤 했다. 가던 길에 호수(저수지)를 보고 잠시 멈추었다. 이 곳은 우리여행지 목록에 들어있지 않았다. 요즘 둘레길 열풍여파로, 호수주변에 산책길로 호수 가장자리에 나무로 길이 이어져 있다. 저 호수 끝에서 무명가수의 생음악이 들린다.

 

이렇게 호수 가장자리에 길이 이어져 있다. 

다리를 건너면 바지선이 있다. 유원지에 빼놓을 수 없는 연인들이 타는 수상오리.

왜 연애를 하면 유치해지는지

 

라이브카페, 한낮이라 테이블 두군데 손님이 앉아있다.

무대 위에는 라이브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사람이 그리운 백구는 꼬리를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준다.

가슴에 시린 멍든 그리움때문에 가슴에 빨간약을 발라도 치료가 되지 않을텐데. 그래도 백구는 사람을 믿어본다.

호수의 물이 상행선과 하행선의 경계를 그었다. 그속에 베스가 잔뜩 숨어있다. 

산그림자가 호수에 발을 담그고 있다. 

안개 낀 날은 뿌연 시야로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겠지

반사

전곡의 허브빌리지

 

허브빌리지

 

 

허브빌리지 매표소에서 티켓을 산다. 기와가 있는 문에 들어서서 계단 한계단 세워논 허브화분을 지나 사뿐히 밟는다. 연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담쟁이 가득한 창문을 지나면 정원이 시작된다.  과연 어떤 정원이 기다리고 있을까?  

 마지막 잎새의 담쟁이처럼, 병약하지 않다. 게다가 창문안에 장면도 그림같지 않다.

어떤 때는 덮어지는 것이 더 아름다울때가 있다.  

    한폭의 그림같다. 수묵화처럼 안정된 톤이다. 마루바닥의 어두운 갈색과 어울리는 통나무벽,

그 속에 마음씨 좋은 담쟁이가 이웃으로 찾아왔다.  

항상 저 끝을 보여주지 않는 곡선의 길은 가슴이 설렌다. 다 드러나지 않는 그런 비밀때문에.

 

누가 바닥에 이렇게 아름다운 무늬로 길을 만들었을까?

그 아름다운 카펫은 게스트하우스로 인도한다.

하지만, 오늘은 입구까지만 시도한다. 

 

무지개 가든, 보라색 허브로 만들어진 정원에서 난 꿈을 꾼다. 조금은 몽상적인 꿈을. 첫사랑도.

 

 

              구절초, 해국일까? 난 이들을 구별하지 못한다. 분명 명명하는 이름이 있을텐데 

 

 

 

능소화, 여행지에서 늘 마음이 가는 꽃이다. 붉은 색의 저 나팔모양의 꽃 속에 노란 수술은 나를 슬쩍 유혹한다. 미인은 태어날때부터 가시를 품듯이 소화는 혼자 있지도 못한다. 저 혼자 서있지 못해 함께 기생하지만 기세가 당당한 치명적인 미의 독성이 있다. 소화의 주홍빛은 붉은 색을 띠지만 무례하지 않고 하지만 당당하다. 그것을 보는 사람은 뇌쇄당한다. 소화에 대한 중국 아름다운 궁녀의 슬픈전설은 그래서 더 구슬프다. 이곳의 소화는 부끄럽게 피어있다. 또 다른 얼굴이다. 늘 알면서 소화에 속임을 당한다.

 

버섯, 하얗고 탱글탱글한 모양이 복스럽다. 저 속에 잔뜩 독을 품고 있지 않을까.

 

 

 

 내 카메라의 모델은 어느새 이런 구조물이다. 

이곳에 책을 말고 서서 포즈를 취하면 책 표지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늘 이런 의자를 보면 궁금하다. 못다한 이야기도.

 

 

 

남편은 입맛을 다신다. 저 강이 낚시 포인트라고 아쉬워한다. 다음을 기약한다.

머하삼찜질방, 허브빌리지 입장료은 평일은 6,000원 주말 7,000원 찜질방과 수제비누 중 하나 선택 하라해서 찜질방을 선택했다. 7월의 마지막주는 너무 더웠다. 한번 샤워를 하고나니 기분이 상쾌하다. 아기자기한 정원도 이 더위 앞에서는 쉬어가게 만든다. 작은 규모의 찜질방이지만 쉼장소로는 손색이 없다.   

 능소화, 소화는 남의집 살이를 하지만 어느새 집주인같이 당당하다.

 

 

 

조형물이 똑같이 서 있지않고 변화한다. 바람이라는 낯선 남자에게 한번도 같은 얼굴의 형태를 보여주지 않는다. 밤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 또 한번 다시 찾아올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나는 푸른빛에 매력이 끌린다. 영혼이 깃든

색이랄까?

 

이곳에 앉아 이병률의 책을 읽고 싶다. 다른 곳에서 이병률의 책을 읽으면 깊은 한숨이 내 발등에 깊이 박힌다. 그리고 한쪽 손은 가방을 자꾸 만지작 거린다. 지금 막 떠나려고. 하지만, 이곳에서 읽으면 조금 여유있게 거리를 두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 남자의 투정을 그냥 바라다 보는 것으로

 

 

 

 

종합안내센터로 인도하는 다리 위에 초가 준비되어 있다. 향내 가득한 로즈마리 허브는 덤으로

  

 저 언덕에 올라가면 이곳 투숙객들을 위한 풀장이 있다.

그곳에는 어느 마음씨 좋은 아낙이 손을 흔들것 같은 그런 길이었는데  

 담쟁과 창문, 이 하얀 문이 잘 어울린다. 순결한 무엇처럼...

 

전곡의 허브빌리지

난 또하나의 쉼터를 발견했다. 조금은 화려한 모습이지만,

기분이 우울할 때 한번 이곳에서 분위기를 업하는 그런 선물을 내게 주고 싶다.

아주 가끔 나를 위한 파티를 열고 싶다. 아무도 초대하지 않고. 그래서 내 기분도 들키지 않고.

 찾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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