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억새가 노래하는 명성산

뚜뚜가디 2014. 11. 1. 17:11

 

고고억새가 노래하는 명성산

계속되는 업무로 짜증이 날 무렵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는 내 몸에 있는 짜증 덩어리를 휘발시키려면 몸을 혹사해야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산행이다.

가을이면, 사람들은 단풍구경하러 가지만, 나는 단풍이 아닌 억새를 보러 떠나는 연중행사를 계획했다. 매년 다녔던 민둥산보다는 조금 거리상으로 경제적인 명성산을. 다행히 인터파크에서 차만 대절해주고 가이드도 따라가지 않는 그런 여행상품이 있어 예약을 했다. 나를 위한 여행상품이다. 시청역에서 7시에 떠나서 9시 30분에 산정호수에 도착,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코스는 비선폭포에서 등룡폭포를 지나 억새풀 군락지를 정점으로 자인사쪽으로 내려온다. 그리고 산정호수를 한바퀴 돌고나서 차를 타고 오는 걸로 일정을 짰다. 조금 빠르게 산행을 시작했다.

억새를 보러 떠난 여행에 보너스로 화려한 단풍도 감상하고

 

 

가을을 마중보내는 자리에서 익숙해진 셀카봉으로 찰칵

 화려하게 성장한 산의 색깔이 곱다.

 

 

 억새숲을 보기전 마셨던 한잔의 막걸리가

억새를 보자 내 몸이 이완된다. 동공도...

 

 

 멀리서 보면 배꽃처럼....

 

 

 

 

 

 1년 후에 받는 편지라는 우체통이 있어 편지를 쓰려고 하다 그냥 사진만 찰칵

 누워서 바라다 본 하늘은 파랗고 높다

 

 늦은 점심, 김밥을 먹고 이제 자인사방향으로 내려가려다가

산 능성에 가득한 억새를 외면하지 못해 다시 올라온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억새축제가 끝난 뒷자락에도 사람들이 아직은 많다.

 

 

 

 

 

 

 입구에 예쁜펜션도 보인다.

 산행 후 마시는 막걸리 한잔,

나쁘지 않다. 이렇게 혼자 온 여행은 자유롭다. 내 마음대로 내 발길 가는 대로 갈 수 있어 

 차를 타러 가는 시간이 남아 산정호수 주변을 산책했다.

 

이렇게 가을 산행은 끝났다. 적당한 산 높이에다, 어느 정도 땀이 바람에 날라갈 즈음 정상에 나타난 억새의 춤추던 물결

억새축제가 지나갔는데도 산행 인파가 많다. 사람들은 각자 억새 속으로 들어가 시간을 인화한다.

나도 혼자 여행가면서 갖고 다녔던 셀카봉에 현재의 나를 박제한다. 

시간을 쪼개며 살아가던 그 일상, 내내 계속 힘들었던 마음의 짐이 날아가는 듯 했다. 이 감정이 바로 현실로 돌아가면 휘발되어 또 반복되는 일상이겠지만, 미래의 제일 건강한 오늘의 나에게 주는 선물, 나는 행복하다.

건강하고, 조금은 쉬지 못해 지겹지만 직장도 있어 이런 시간을 그리워 할 수 있어 좋고, 이곳에 오니 초긍정의 아이콘이 생겨나 바라다 보는 모든 것에 여유가 생긴다. 산정호수의 물빛도 가을의 하늘 만큼 푸르다. 그 옆에 햇빛이 담겨지니 금빛 화장으로 눈이 부신다.

가을이제 저만치 멀어져 간다. 가는 가을빛깔이 아직은 곱다. 그래서 한번 더 가을 여행을 떠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