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19코스(18.8km) 6 - 7시간
제주일정 출발 2011.12.23(금)
2011.12.23(금)
제주 사투리로 ‘올레’는 차가 다니지 않는 길, 특히 도로에서 집 앞 대문까지 이어지는 작은 길을 말한다
[19코스] 조천만세동산 ~ 김녕서포구 경로(총 18.8km, 6~7시간)
조천만세동산 - 관곶(2.2km) - 신흥해수욕장(3.1km) - 제주해양연구소(4.8km) – 함덕서우봉해변(5.9km) - 서우봉입구(6.6km) - 서우봉(7.1km) - 너븐숭이4.3기념관(8.9km) - 북촌동굴(9.0km) - 동북리마을운동장(10.3 km) - 김녕농로(15.8km) - 남흘동(18.0km) - 김녕서포구(18.8km)
시외버스, 내가 보았던 가장 친절한 버스운전수다. 제주 이곳의 사람들이 다 운전수아저씨 같으면 조금 더 여행이 즐거울텐데
만세동산에서 내렸다. 19코스는 제주시 조천 만세동산에서 시작됩니다. 이제 한번 갑시다. GO.GO
19코스 시작이다. 초입이 과거의 역사를 들여다 보는 것 부터 시작이다.
만세동산이 시작되자 바람은 사납게 울어댔다. 계속 내 뒤로 만세삼창이 계속 따라다녔다.
길이 끝없다. 19코스 이 길은 가도 가도 나 혼자다. 계속 따라다니는 것은 바람이다.
참 사진은 무섭다. 그 질긴 바람을 다 어디에다 숨겨놓고 저런 평온한 얼굴을 보여주는지
이길 끝나는 지점이 관곶이다. 귀가 아플정도로 파도가 친다. 귀까지 덮는 모자를 눌러쓴다.
바다 저 건너편에 파라다이스처럼 평화로운 마을이 펼쳐진다.
너무 그림 같은 평화다. 내가 사는 세상과는 거리가 먼 그런 평화
오징어 배, 저 많은 불을 키고 오징어를 유혹하러 떠나는 배,
그 불빛에 취해 오징어는 자신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달려든다. 불나방처럼
함덕 서우봉 해변, 이제 슬슬 배가 고프다. 평일이라 그런지 올레꾼을 한명도 만나지 못했다
일본을 닮았다. 신사의 도리이 같다. 저 문을 건너면 무엇이 있을까.
하지만 갈길이 멀어 그냥 바라다 보다 서우봉을 향해 걸었다. 오직 전진만 있을 뿐
이곳 게스트 하우스에서 묵으려 했는데 너무 추워 , 다음 번으로 패스
망자의 집?
함덕 서우봉에서 바라다 본 바다는 저런 사연있는 다리도 숨겨 놓았다. 다리가 있다. 뭍을 연결하는 그런 다리가
북촌리 4.3 당시 가장 많은 피해를 당한 마을이다. 거의 주민들이 몰살당했다. 그것도 관군에 의해서
이제 부터 그 과거의 시간을 보듬어야 할 시간이다.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령비에 묵념을 했다. 마음이 무겁다.
계속 되는 산 길, 말이 다니는 길을 내가 침범했나 보다. 말똥 투성이다.
산길은 지루하게 계속 된다. 혼자 오기에는 불친절한 길이다. 특히, 겨울에는 더
남의 사유지 인가. 숲길이 끝나는 길에 이렇게 올레표시문으로 나온다. 그러면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
19코스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19코스는 잠시 쉴만한 곳이 부족하다.
걷다 지친 올레꾼에게.
산길에서는 올레 리본도 너무 불친절하게 적다.
산길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바람때문인지, 추위때문인지 자꾸 이 길에 끝을 내고 싶었다.
혼자 걷는 길이 외롭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느끼게 한 길이다.
나는 이곳에 하루 더 묻기로 한 것을 수정하고
서둘러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서울로 향했다.
사람이 그리워 졌다.
내가 졌다.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은 내 오만이었다.
그러나, 서울에 오니 또 혼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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